<한중수교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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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신삼호 | 입력 2012.08.19
< ※편집자 주 = 한국과 중국이 24일로 수교 20주년을 맞는다. 바야흐로 양국 관계가 성년으로 접어드는 셈이다. 양국은 정식 국교를 튼 이후 여러 방면에서 눈부신 진전을 이루며 동반자 관계를 다져왔지만 공존번영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북한 핵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의 중재 역할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탈북자 문제, 서해 불법 조업, 역사 왜곡 등 갈등 요인이 한둘이 아니다. 한중 수교 이후 20년을 되돌아보고 양국에 놓인 과제를 조망해 본다. >
①`성년' 맞은 양국관계



(베이징=연합뉴스) 신삼호 특파원 = `대한민국 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유엔 헌장의 원칙들과 주권 및 영토 보존의 상호 존중,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 불간섭, 평등과 호혜, 그리고 평화공존의 원칙에 입각하여 항구적인 선린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에 합의한다.'
한국과 중국은 1992년 8월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함으로써 새 역사의 개막을 알렸다.
서로 간에 닫혔던 문이 활짝 열리면서 양국 관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경제 협력은 물론 인적ㆍ문화적 교류의 진척 속도는 가히 눈이 부실 정도다.
그러나 정치ㆍ외교적 측면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한반도 안보, 탈북자, 중국 어선의 서해 조업, 역사 왜곡 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 간 대립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한마디로 `애증(愛憎)'으로 점철된 20년 동반자 관계다.
◇경제ㆍ문화교류 `후끈'
수교 당시 연간 13만명 수준에 불과했던 양국 방문자 수는 지난해 660만명을 넘어섰다. 1천만명 시대의 개막도 머지않았다.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2천206억달러로 20년 새 약 35배 증가했다. 중국은 2004년 이후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 지위에 올라섰으며, 중국으로서도 한국은 미국, 일본, 홍콩에 이은 제4위 교역국이다.
한국의 대중 투자는 누적액 기준으로 35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역시 넘쳐나는 외환보유고를 이용, 한국 기업과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 국가채무 위기와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로 아시아의 경제적 비중이 높아지면서 양국의 경제적 상호 의존도는 수치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협상이 시작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경제적 통합 수준이 더 높아지게 된다.
베이징(北京)대학 김인규 경제학 교수는 "한국과 중국은 유럽 위기, 미국 경제부진 등에 따라 서로 필요성이 더 커졌다"면서 "앞으로 미래 산업 분야에서 양국이 치열한 경쟁을 하겠지만 그런 경쟁 분야에서도 수평, 수직적 협력과 분업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팝과 TV 드라마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이미 중심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류'(韓流)는 또 패션, 영화, 음식 등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치를 즐기는 중국인들이 쉽게 눈에 띄고 한국 음식은 `웰빙 음식'의 대명사가 됐다.
한국에서도 `중국 바람'이 거세다. 중국어는 물론이고 중국의 역사ㆍ경제ㆍ정치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베이징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올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제1차 `베이징의 서울대' 과정을 개설, 110명의 대학생에게 중국어와 중국의 경제ㆍ사회ㆍ문화를 집중교육하기도 했다.
비행기로 2시간 이내에 오갈 수 있는 지리적 근접성에다 과거 오랜 기간 공유해온 역사적 동질성이 한중 관계의 지렛대로 작용하는 셈이다.
◇정치ㆍ외교 `싸늘'..아직은 먼 나라
양국은 정치ㆍ외교 분야에서는 여전히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교 후 잦은 정상외교와 각급 접촉을 통해 상호 이해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 왔음에도 불구, 한반도 사안에 대한 중국의 북한 편향은 여전하다. 핵실험, 미사일 발사,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중국의 대처 방식이 대표적 사례다.
탈북자 문제도 양국 관계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문제의 인도적 해결을 바라는 한국의 입장을 외면한 채 중국이 탈북자 북한 송환 원칙을 견지하는 마당에 김영환씨 고문 파문마저 불거지면서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 조업을 둘러싼 마찰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 이어도에 대한 중국의 관할권 주장도 잠재적 갈등 요인이다.
역사 왜곡에 따른 정서적 대립도 수면 위로 불거진 지 오래다. 고구려와 발해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향후 한반도 통일 후 제기될 수도 있는 영토 분쟁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내재돼 있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를 뿌리째 뒤흔들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질적 관계 발전 추구해야"
급속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미국과 더불어 `G2'(주요 2개국)의 지위에 올라선 중국과의 질적인 관계 발전이 한반도의 통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래를 위해 매우 긴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적 발전과 위상은 중국과 긴밀히 연계돼 있으며 (중국은) 우리에게 무한한 기회이면서 동시에 형언할 수 없는 제약조건"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갈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만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평화를 구가할 수 있다는 논지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 그 바탕 위에서 상대를 존중하면서 관계를 발전시키는 토대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구시대적인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국제정치의 다면성을 인정하면서 실리를 찾는 외교적 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②갈등도 빈번..전략적 소통 과제

(서울=연합뉴스) 1992년 역사적인 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은 각종 민감한 현안을 놓고 수시로 마찰과 갈등을 빚어왔다. 사진은 지난 2009년 2월 서해 덕적도 해상에서 해경특공대원들이 조업개시일 전 어업구역으로 불법 진입하는 중국 꽃게잡이 어선들을 단속하는 모습. 2009.2.28 << 연합뉴스DB >>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1992년 역사적인 수교를 이뤄낸 한국과 중국은 20년이란 짧은 기간에도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현재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로까지 발전했다.
자주 만나는 가까운 이웃들끼리는 다툴 일도 많다는 말이 있듯이 20년간 양국은 각종 민감한 현안을 놓고 수시로 마찰과 갈등을 빚어왔다.
한중 관계는 지난 20년간 양적으로 가까워진 만큼 갈등과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중 양국은 특히 북한 문제를 놓고 틀어진 적이 많았다.
남북한과 모두 수교한 중국은 중요한 순간만 되면 대북 편향적인 태도로 한국 정부와 국민을 실망시켜 왔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이 단적인 예다. 북한의 도발이 명백해 보이고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는 상황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해당 사건이 넘어갔지만, 중국은 북한 편들기로 일관함으로써 결국 대북 제재를 무산시켰다.

(서울=연합뉴스) 1992년 역사적인 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은 각종 민감한 현안을 놓고 수시로 마찰과 갈등을 빚어왔다. 사진은 지난 2004년 8월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중국의 고구려역사 왜곡 규탄 집회에서 중국 역사 교과서 화형식이 진행되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photo@yna.co.kr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라는 '초대형 변수' 앞에서 중국이 보인 태도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지도부 9명이 일제히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의를 표하면서도 관련 정세 변화 '논의'를 원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전화통화 요청을 거부했다.
외교적인 결례란 비판을 넘어 대북 편향을 통한 실리 추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도 반대의사를 표명함으로써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 채택도 무산시켰고 오히려 서해에서 시행된 한미 합동훈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북한을 둘러싼 한·중 갈등의 기저에는 양국 간 '인식차'가 존재한다.
한국은 지나치게 북한을 감싸는 중국에 불만이 크지만 중국 입장에선 남북관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데다 지나치게 미국 편향적인 한국 정부에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연합뉴스) 1992년 역사적인 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은 각종 민감한 현안을 놓고 수시로 마찰과 갈등을 빚어왔다. 사진은 지난 2004년 8월 경기도 성남시 남한산성유원지에서 열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항의 집회에서 시민들이 대형 고구려 영토기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한중 양국은 양자 현안에서도 심각한 외교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 말부터 양국은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조업과 탈북자 강제북송, 이어도 관할권 등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한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사건을 놓고서는 심각한 외교 갈등이 빚어졌다.
중국은 국내법을 위반한 김씨를 추방한 것은 나름대로 선처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우리로서는 자국민을 구금한 뒤 고문하다 돌려보낸 중국에 항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멀리 돌아보면 양국은 2000년에는 마늘분쟁, 2004년 동북공정 등 역사 왜곡 문제 등으로 마찰을 빚었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일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반한(反韓) 정서가 확산하기도 했다.
역사 왜곡 문제는 중국이 만리장성의 길이를 의도적으로 늘리는 등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인 사안이다.
(서울=연합뉴스) 1992년 역사적인 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은 각종 민감한 현안을 놓고 수시로 마찰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말부터 양국이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조업과 탈북자 강제북송, 이어도 관할권 등을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한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 씨가 지난 8일 전주의 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후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2.8.19 << 연합뉴스DB >> photo@yna.co.kr
이처럼 크고 작은 갈등을 자주 빚어온 탓에 양국 정상 간 합의로 격상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란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문흥호 한양대 교수는 "수교 20년간 이뤄낸 외형적인 성과에 비해 양국은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발전이 더디다"면서 "한중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지만 사실상 전략적 협력이 없는 관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한·중 관계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양국 간에는 탈북자 문제 등 간단치 않은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양국은 소통 속에서 쉬운 것부터 먼저 해결하고 개별 현안들이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③경제교류 가속화, 의존도 심화

(서울=연합뉴스) 1992년 4월 한중수교 이후 양국 교역 규모는 수교 당시인 1992년 63억8천만달러에서 지난해 2천206억2천만달러로 약 35.6배 증가했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해 이달 중 세번째 협상을 앞두고 있다. 한중FTA는 중국보다는 한국경제에 강한 충격을 줄 수 있고 장기적인 한국경제의 예속화, 농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잖다. 사진은 지난 7월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열린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의 한중FTA 추진 중단 촉구 집회. 2012.8.19 << 연합뉴스DB >>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구정모 기자 =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이 될 것입니다.(水到渠成)"
1992년 4월 한중수교를 위한 양국 간 고위급 회담에서 당시 리펑(李鵬) 국무원총리가 양국 관계의 장래를 낙관하며 한 말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중 관계는 리 총리의 바람을 훨씬 넘어 '대하(大河)'가 됐다.
◇20년 사이 양국 교역규모 36배 급증…수출은 51배, 수입은 23배 늘어
경제 측면에서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엮였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 된 지 오래다. 1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중 교역 규모는 수교 당시인 1992년 63억8천만달러에서 지난해 2천206억2천만달러로 약 35.6배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같은 기간 26억5천만달러에서 1천341억9천만달러로 50.6배, 중국산 수입은 37억3천만달러에서 864억3천만달러로 23.2배 각각 늘어났다.
특히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22.9%로, 같은 기간 대세계 수출 증가율 11.0%의 두배나 됐다. 중국은 2003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우리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대중국 수출액이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40% 더 많았다.
대중국 수입 역시 급증해 중국은 2007년 이후 일본을 추월, 우리나라의 제1의 수입국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교역에서 '짭짤한' 장사를 했다. 수교연도를 제외하고 줄곧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중국 무역흑자는 477억5천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308억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대중국 무역흑자가 다른 나라에서 생긴 적자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 중국은 '엘도라도'(황금도시를 뜻하는 스페인어)였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힘입어 우리 제품이 다시 한번 가격경쟁력을 얻었다. 내수 시장의 부진함을 광활한 중국 시장을 통해 만회할 수 있었다.
최근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각종 규제 강화로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이 속속 생기고 있으나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보인 성과는 괄목할 만했다.
수출입은행이 우리나라의 중국 현지법인 1천456개의 2010 회계연도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중국 현지법인의 당기순이익률은 3.2%다. 전 세계 평균인 2.0%보다 높았다. 우리의 최대 투자 업종인 제조업의 당기순이익률은 3.3%로, 전 세계 제조업 평균인 2.3%를 웃돌았다.
◇한국의 중국 의존도 심화…가공무역 중심 수출 부진
중국과의 밀접한 경제적 관계 덕에 우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당시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14%가량에 달하는 4조위안(5천860억달러)을 쏟아부어 세계 경제 위기에도 8%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갔다.
우리나라 역시 대중국 수출에 힘입어 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산업연구원은 2010년 상반기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에서 대중국 교역의 성장기여율이 약 5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높은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양날의 칼'이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4.2%에 달했다. 이는 주요국 가운데 대만(27.2%)을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중국이 지금과 같은 고성장을 유지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도 직접 타격을 받는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1992년 4월 한중수교 이후 양국 교역 규모는 수교 당시인 1992년 63억8천만달러에서 지난해 2천206억2천만달러로 약 35.6배 증가했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해 이달 중 세번째 협상을 앞두고 있다. 한중FTA는 중국보다는 한국경제에 강한 충격을 줄 수 있고 장기적인 한국경제의 예속화, 농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잖다. 사진은 지난 7월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열린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의 한중FTA 추진 중단 촉구 집회에서 중국산 농산물이 불타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photo@yna.co.kr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계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투자증가율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가공무역 중심의 대중 무역구조도 빛이 바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을 최종소비지로 하는 일반무역이 34.3%, 제3국 수출을 위한 가공무역은 48.9%에 달한다.
중국이 유로존 위기로 성장세가 약화하고, 또 투자ㆍ수출 중심으로 내수로 방향을 돌아서자 대중국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지난해 14.8%였는데, 올해 1~5월엔 -1.6%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1~5월 대중 중간재 수출이 49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한 탓이다.
정부도 이런 상황 변화를 인식, 중국의 내수시장 육성에 대응해 소비재와 자본재를 수출하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중국을 중간 수출기지로 활용하는 데 주력했던 그간 방침을 바꾼 것이다.
◇한ㆍ중 FTA 양국관계 도약하는 초석 되나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한다.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준비하려는 움직임이다.
양국간 FTA는 5월 14일 협상 개시 이후 이달 중 세번째 협상을 앞두고 있다.
양측은 경제규모, 산업구조 등을 고려해 농업, 축산업 등 보호 또는 협상에서 제외할 품목을 미리 정하고서 본격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중 FTA의 개방 수위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FTA가 가져올 양국간 기대효과는 더 크다.
우선 급성장하는 중국의 내수시장을 경쟁국인 일본이나 대만보다 빨리 선점할 수 있고 제도 정비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2만3천개 우리 기업(누적 투자액 490억달러)과 40만명에 달하는 국민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중국의 대한(對韓) 투자 확대는 물론 중국 시장을 겨냥한 미국·유럽 기업의 투자 유치와 외국에 나간 국내기업의 유턴을 기대할 수 있어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으로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깊어져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 한반도 평화 안정과 통일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동아시아 경제통합 추진 과정에서의 주도적인 위상 확보도 부수효과로 예상할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중국과 낮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더라도 발효 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8% 증가해 275억9천만달러의 후생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이나 EU 등과의 FTA처럼 개방의 수위를 높이면 발효 후 5년, 10년 실질 GDP 증가율은 1.25%, 3.04%로 크게 높아진다. 후생 증가액도 233억3천만달러, 365억8천만달러로 각각 확대된다.
중국으로서는 미국·EU와 FTA를 체결한 한국을 거쳐 선진국 시장의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농수축산물 분야의 수출 활로도 확대된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FTA가 예상대로 2~3년 내에 체결되면 양국 관계는 교역을 넘어 새로운 동북아의 동반자로 한 계단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두 나라 경제규모의 차이가 워낙 큰 데다 수출산업 구조도 유사해 FTA는 중국보다는 한국경제에 강한 충격을 줄 수 있고 장기적인 한국경제의 예속화, 농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잖다.
④한류열풍 어디까지

빅뱅이 '얼라이브 갤럭시투어 2012’ 중국 공연을 위해 지난 7월 중국 상하이 푸동 공항에 입국해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난 7월21일 공연차 중국 상하이를 찾은 그룹 빅뱅은 푸둥(浦東) 공항에서 2천여 현지 팬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이들은 한글로 쓰인 다양한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했으며, 이중 일부는 공항을 빠져나오는 빅뱅을 쫓아 택시를 타고 공연 리허설 현장까지 따라오기도 했다.
빅뱅은 데뷔 후 처음으로 중국에서 공연을 펼쳤는데 상하이와 광저우, 베이징 등 3개 도시에서 총 3만여 관객을 만났다.
7월31일엔 배우 장근석의 중국 트위터 시나 웨이보의 팔로어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시나 웨이보를 이용하는 비중화권 연예인 중 최다 팔로어수.
동시점 440만 팔로어를 기록한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를 멀찌감치 앞서며 해외 연예인 중 가장 많은 팔로어수를 기록한 것이다.
또 장근석이 상하이 공연을 앞두고 지난 10일 진행한 기자회견에는 40여 개의 중국 주요 언론 매체가 참석했고, 기자회견 직후 그가 1시간가량 웨이보를 통해 팬들과 진행한 채팅에는 42만 2천985건의 멘션이 폭주했다.
한중수교 20년이 낳은 문화적 교류의 단면들이다.

지난 7월 '얼라이브 갤럭시투어 2012' 공연을 위해 중국을 찾은 그룹 빅뱅을 보기 위한 2천여 명의 현지 팬들이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멤버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 YG엔터테인먼트 >> (자료사진)
20년간 '한류(韓流)'에 이어 '혐한(嫌韓)', '반한(反韓)'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지만 중국 내 한류열풍이 해를 거듭할수록 거세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배용준 주연의 '겨울연가'가 일본을 거점으로 한류의 빅뱅을 이뤘다면 이영애 주연의 '대장금'은 중국과 중화권을 중심으로 거대한 반향을 일으켰다.
드라마에서 시작한 한류는 이후 K팝으로 옮겨오며 제2단계를 맞았다. 대중문화에서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은 한국 상품과 음식, 관광, 한국어, 의료서비스 등 한국과 한국적인 것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으로 확대됐다.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에서 한국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드라마, K팝 등 이른바 한류 콘텐츠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기업 CEO 100명 중 95%가 한류의 덕을 봤다고 응답했다.
이는 당연히 중국 시장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결과이며,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을 사로잡는 콘텐츠와 이미지 역시 한류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한국에 가보고 싶어요"
중국인들의 한류에 대한 관심은 한국 관광으로도 직결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인천지역의 호텔들은 여름 휴가철이면 '서머 패키지'를 가동하며 국내 투숙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지난 7월 '얼라이브 갤럭시투어 2012' 공연을 위해 중국을 찾은 그룹 빅뱅을 보기 위한 2천여 명의 현지 팬들이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멤버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 YG엔터테인먼트 >> (자료사진)
그러나 최근 2-3년 '서머 패키지'의 특전사항이 하나씩 줄어들더니 이제는 패키지를 운영할 이유가 없어졌다.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
중국 관광객들은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호텔을 잡아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바닷가도 가보고 한국 대중문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접하고자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류스타들의 얼굴이 새겨진 각종 상품을 사고, 그들이 바르는 화장품과 그들이 입는 옷을 구매하며 한식을 먹는다. 이어 각지의 한류 콘텐츠 촬영지를 방문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한류스타처럼 성형하기 위해 성형외과도 찾는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제주도를 비롯해 서울과 부산 등 전국이 들썩였다.
이 기간 연예계를 비롯해 기업들은 한류 관련 상품이나 한류스타를 모델로 내세운 상품의 집중적인 판매를 위해 판촉에 열을 올렸고, 실제로 공항 면세점과 서울 명동 일대에서는 한류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한국 연예인은 친근해요"
지난 7월 부천영화제를 찾은 배우 린즈링(林志玲)은 자신과 배우 장나라가 호흡을 맞춘 영화 '플라잉 위드 유(Flying with you)'에 대해 "한국의 귀엽고 예쁜 배우 장나라와 같이 연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중국 관객들이 좋아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플라잉 위드 유'는 대만 출신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린즈링과 중국 내 대표적인 한류스타인 장나라가 호흡을 맞춘 로맨틱코미디로 중국에서 화제를 모았다.
한류가 콘텐츠와 사람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이 한국 연예인을 친근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에 청신호다.

(서울=연합뉴스) 한중수교 이후 중국 내 한류열풍은 해를 거듭할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월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수교 20주년 기념공연에서 걸그룹 포미닛이 노래하고 있다. 2012.8.19 << 연합뉴스DB >>
중국인 중 상당수가 자국 드라마에 많이 출연한 장나라를 중국인으로 착각하고 있을 정도로 장나라는 중국에서 큰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어 최근 3-4년 최지우, 장혁, 전지현, 장동건, 정우성, 장서희, 이태란, 강타 등 많은 한국 스타급 연예인들이 중국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슈퍼주니어·빅뱅·JYJ의 김준수·신화 등 K팝 스타들의 공연까지 줄줄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 한국 연예인에 대한 호감도는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라고 연예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 연예인들의 선행과 기부도 한몫 거든다.
지난해 3월 탤런트 박시후의 이름을 딴 미니도서관이 중국 위난성의 한 초등학교에 지어졌다. 박시후의 중국 팬클럽 바이두바 회원들이 모금을 통해 마련한 것. 팬들은 이 도서관의 이름을 '시후 열람실'로 지었다.
배우 소지섭과 장나라도 팬들과 함께 중국 낙후 지역에 소학교 건립을 추진 중이다. 가수 김장훈은 2008년 지진 피해 지역인 쓰촨(四川)성 복구를 위해 1만 달러를 기부한 데 이어 지난 2월 상하이에서 개최한 첫 중국 공연의 수익금 전액도 기부했다.
또 원빈, 강타, 앤디, 간미연 등 중국에 진출한 많은 연예인이 기부를 이어왔다.
◇함께하는 한류 이끌어야
한류의 반대편에는 혐한, 반한의 정서와 '한류 거품론'도 있다. 이를 최소화하려면 '일방적인 한류'를 지양하고 한류의 내실과 서비스 정신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한중수교 이후 중국 내 한류열풍은 해를 거듭할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월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수교 20주년 기념공연에서 아이돌 그룹 보이프렌드가 공연하고 있다. 2012.8.19 << 연합뉴스DB >>
특히 K팝을 타고 한류를 소비하는 계층이 기존의 30-50대에서 10-30대로 낮아진 추세에 맞춰 젊은 한류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더 다채롭고 내실있는 콘텐츠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아시아드라마콘퍼런스, 아시아송페스티벌 등의 행사를 개최하고 외국 대학생과 언론인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온 (재)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김경희 사무국장도 이제는 한류가 교류를 통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지금까지는 한류에 취해 일방적인 수출에 환호했다면 이제는 우리도 다른 국가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그들과 문화적 교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류의 본질은 교류"라며 "민간과 정부차원에서 다차원적으로 문화적인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한류의 먼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 내부에서 제기되는 '한류 거품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원조 한류스타 송승헌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류 거품론'에 대해 "한류는 우리가 세계시장으로 나갈 좋은 기회인데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거품이라고는 하지만 10여 년 가까이 (열풍이) 유지됐다"며 "해외에서 온 팬들을 보면 한국이란 나라를 알고,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하는데 이런 모습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⑤북ㆍ중 관계 냉온 반복

(서울=연합뉴스) 한중 수교 이후 20년 동안 북한과 중국 간 관계에는 냉온이 반복됐다. 지난 2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던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 2012.8.19 << 연합뉴스DB >> photo@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특파원 = 한중 수교 이후 20년 동안 북한과 중국 간 관계에는 냉온이 반복됐다.
동유럽과 소련 붕괴 이후 외교 다변화와 경제발전 전략 카드로 중국이 한중 수교를 꺼내 들자 북한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양측 관계가 냉각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의 사망 이후에도 악화일로를 걷던 북중 관계는 1990년대 후반에는 국제무대에서 북한이 중국을 공공연하게 비판하는 험악한 상황으로 전개되기도 했다.
2000년 들어 남북한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국제 이슈화되면서 북중 관계는 회복 모드로 접어들었다.
6자회담 와중에 핵실험을 두 차례나 강행하고 천안함ㆍ연평도 도발을 일으킨 북한을 중국이 감싸고 나선 것도 북중 관계 회복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 강화로 북한의 고립이 심화하는 속에서 중국은 유일하게 북한에 식량과 석유를 대는 '생명선' 역할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0년 5월 이후 중국을 네 차례나 방문할 정도로 북중 관계는 긴밀해 졌다.
이 사이 중국은 한국과는 경제 교류를 핵심에 둔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등 나름대로 남북한과 동시 소통하면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남북 고위급 대화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북핵 6자회담이 모두 베이징에서 열린 점은 남북 양측에 연결고리를 가진 중국의 입지를 여실히 입증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북중 관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정은이 권력 교체를 계기로 종전과는 다른 접근법을 구사하면서 북중 관계의 재정립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라는 국가 대사를 치르는 와중에서 북한의 새 지도부는 기존 북중 관계의 틀을 인정하기보다는 '불통'을 택했다. 김정은이 권력 체제를 구축하며 8개월여의 시일이 흐르는 동안 북중 관계는 미묘한 기류에 휩싸였다.
김정일 사후 발 빠르게 김정은을 '차기'로 공식화하는 절차를 밟은 중국과 달리 북한이 미온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올 상반기 북중 간에 변변한 고위층 교류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한중 수교 이후 20년 동안 북한과 중국 간 관계에는 냉온이 반복됐다. 지난 2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던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선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2.8.19 << 연합뉴스DB >> photo@yna.co.kr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가장 친밀하게 여겼던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의 방북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북한에 의해 번번이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 변화 속에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물론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의 경질 소식조차 북한 매체의 보도로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동아시아 정치지형으로 볼 때 최근 몇 년 새 미중 대립이 점차 고조되고 중국에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데도 중국이 여전히 '제한적이고 갈증 나는' 대북지원을 하는데 북한의 새 지도부가 불만을 느꼈을 수 있고 그게 바로 북중 관계 재정립 시도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 지도체제 출범 이후 북중 관계가 '홍역'을 치렀다"고 말했다.
아직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던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달 초 김정은을 면담한 것을 계기로 서먹했던 북중 관계에 비로소 온(溫)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세로 급부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5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최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면담한 것도 이와 맥락을 함께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정은이 이달 초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북중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김정일의 외교전략을 그대로 이어받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 때문에 중국은 여전히 김정은 지도체제를 '탐색'하는 기색이다. 마찬가지로 김정은도 10년 만의 권력 교체를 앞둔 중국의 정국 변화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듯하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중 관계를 미중 관계의 종속 변수로 두고 남한보다는 북한과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의 태도가 바뀔 이유가 없는 까닭이다.
관심의 초점은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김정일 사망 직전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이 지속할지 여부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對) 중국 봉쇄전략 강화로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새로운 북중 관계 정립을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김정은 북한 체제는 중국과 냉기류를 형성하면서 최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고위층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보내 아시아 외교를 강화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⑥'탈북자', 한중관계 화약고
(선양=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중국 내 탈북자 처리 문제는 한·중 관계에 심각한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화약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북자 문제는 중국으로선 난제일 수밖에 없다. 특수관계인 북한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면서도 인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잘못 처리하면 한국과의 갈등은 물론 국제사회의 협공을 피할 수 없는 `뜨거운 감자'다. 더구나 중국 자체도 인권 취약 국의 범위에 속해 있다.
중국은 1951년 유엔 난민협약과 1967년 난민의정서에 가입했지만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1960년 북한과 맺은 '북한-중국 탈주자 및 범죄인 상호인도협정'에 따라 탈북자 강제송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자들의 진입을 막고 기존 탈북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단속을 부쩍 강화했다는 게 북중 접경지역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두만강을 사이에 둔 양국 접경지역인 연변(延邊) 일대는 그동안 북한 주민의 주요 탈북 루트로 지목돼왔다.
연변 공안 당국은 올해 들어 외국인의 불법입국·체류·취업은 물론 외국 조직이나 종교단체가 연변에 들어와 중국 법률을 위반하는 활동 일체를 강력히 차단하고 나섰다.
올해 초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이 국제적 이슈가 된 이후 북중 접경지역 마을에는 탈북자 접촉 시 당국에 신고할 수 있는 호출기도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변지역의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자들의 중국 진입을 막기 위해 북한이 접경지역에 상당 규모의 군인을 추가 배치한 것으로 안다"면서 "탈북자를 비롯한 외국인 불법행위에 대한 중국측 단속도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연계한 중국의 탈북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국내 입국 탈북자 수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북한을 탈출해 국내로 들어온 북한이탈주민은 총 6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62명보다 42.6%나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월 입국자 수가 200명을 넘긴 경우가 9번에 달했지만 올해는 5월까지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하면 올해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은 2천706명을 기록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탈북자 문제가 국제 이슈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탈북자는 정치적 망명이라기보다는 경제적인 사유를 지닌 불법적인 월경자에 불과한데도 중국의 인권정책으로까지 연관시키는 것 자체가 곤혹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 대표가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정책과 중국 인권을 싸잡아 거론하자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의회가 탈북자 문제를 빌미로 중국 정부의 인권 의식 부재를 문제 삼고 유엔 인권이사회가 가세하고 나서면서 더 곤란한 처지로 몰렸다.
중국은 일단 대내적으로는 '보도통제', 대외적으로는 저강도 대응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국제 이슈화를 시도할 경우 단순히 불만을 표시하거나 무시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양국 관계의 경색을 가져올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달 초 미국 상원이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 조치에 미 행정부가 제동을 걸도록 의무를 지운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의결하면서 미·중 간에 인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는 "우리는 탈북자 문제를 인권 문제로 접근하고 있지만 중국은 철저하게 법률적인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 차이는 앞으로도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며 특히 김영환씨 사건 등을 계기로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그때그때 대응함으로써 서로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탈북자 문제에 대해 협상하는 한중 간 창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외교정책의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더 많은 탈북자를 국내로 입국시키기 위해 '조용한 외교'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원칙있는 외교'로 할 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인권 문제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크게 변화한 점이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해 압박을 가함으로써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⑦한-대만 단교 20년

(서울=연합뉴스) 전통적으로 우호국 관계를 유지했던 한국과 대만은 한중 수교를 계기로 공식 외교관계를 중단했다. 이후 사소한 사건에도 갈등이 증폭되는 '앙금의 20년'이 흘렀지만 최근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 간에 새로운 관계 설정이 모색되고 있다.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로 철수하게된 서울 명동 대만대사관의 직원들이 대만국기인 청천백일기를 내리고 있다. 2012.8.19 << 연합뉴스DB >>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성무 특파원 = 한중 수교의 이면에는 한국과 대만 간 단교(斷交)의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호국 관계를 유지했던 한국과 대만은 한중 수교를 계기로 공식 외교관계를 중단했다. 이후 사소한 사건에도 갈등이 증폭되는 '앙금의 20년'이 흘렀다.
그러나 `세월이 약'이라는 속담처럼 최근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 간에 새로운 관계 설정이 모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교 20년을 맞은 현 시점이 한국과 대만의 관계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단교 후 '앙금의 세월'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
대만은 한국과 중국이 이런 조항이 담긴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기 하루 전인 1992년 8월 23일 선(先) 단교를 선언했다. 한국 정부가 대만 측에 단교 계획을 통보한 지 이틀 만이다.
대만은 항공기 운항 금지, 한국산 과일 수입 거부, 자동차 수출 쿼터 취소, 국토개발사업 한국 업체 참여 불허 등의 보복조치를 취했다.
이어 단교 1년여 뒤인 1993년 11월과 1994년 1월 각각 주(駐)타이베이 한국대표부와 주한국 타이베이대표부가 설치됐다.

(서울=연합뉴스) 전통적으로 우호국 관계를 유지했던 한국과 대만은 한중 수교를 계기로 공식 외교관계를 중단했다. 이후 사소한 사건에도 갈등이 증폭되는 '앙금의 20년'이 흘렀지만 최근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 간에 새로운 관계 설정이 모색되고 있다.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로 철수하게된 서울 명동 대만대사관의 직원들이 대만국기인 청천백일기를 내리고 있다. 2012.8.19 << 연합뉴스DB >>
관계 회복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 그러나 싹의 자람은 더디기만 했다. 국적 항공사의 정기 항공편 운항 복원은 단교 13년이 지난 2005년 3월에야 이뤄졌다.
아픈 기억을 지울 만하면 속속 불거지는 갈등 상황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97년 1월 대만이 핵폐기물을 북한에 수출하겠다고 나선 것이 대표 사례다.
당시 대만은 한국, 미국, 중국 등의 강력한 경고에도 핵폐기물 수출 강행을 시도하다 결국 무산됐다.
이 외에도 2010년 중국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 때 대만 태권도 선수 양수쥔(楊淑君) 실격패 사건, 삼성전자의 대만 LCD 패널 업체 가격담합 제보 사건 등 양국 간 갈등이 재연되는 상황이 잇따랐다.
◇관계 회복 모색…한류가 한몫
양국 관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움직임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두 나라 항공 업계는 지난 4월 김포공항과 대만 쑹산공항을 잇는 신규 노선을 개설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단교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6월 양국 간 투자보장협정(BIT)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
대만에선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로 한국과 경제협력협정(ECA)을 체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통적으로 우호국 관계를 유지했던 한국과 대만은 한중 수교를 계기로 공식 외교관계를 중단했다. 이후 사소한 사건에도 갈등이 증폭되는 '앙금의 20년'이 흘렀지만 최근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 간에 새로운 관계 설정이 모색되고 있다. 1992년 8월 24일 한중수교로 철수하게된 서울 명동 대만대사관에서 청천백일기 하강식이 열려 많은 화교들이 대만국기가 내려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2.8.19 << 연합뉴스DB >>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서로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코트라 타이베이 무역관과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가 최근 대만인 33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2%가 '한류(韓流)'에 대해 호감을 나타냈다. 조사 대상의 75%는 '좋아하는 한류 스타가 있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새 앨범이 발표되면 실시간으로 대만 음악 차트에 오르는 일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대만 중국문화대학교가 올가을 신학기 한국어문학과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 18명 정원에 181명이 지원했다. 10대 1의 높은 경쟁률이다.
이 학과 린밍더(林明德) 교수는 "대만에서 외국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일본어 학과보다 한국어 학과의 합격선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신입생뿐 아니라 편입생 한 명을 모집하는 데도 수십 명의 다른 과 학생들이 몰렸다"고 소개했다.
◇"아픈 기억 털고 협력 나서야"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는 329억 달러(약 37조원). 대만은 한국의 6대 교역 파트너이고, 한국은 대만의 4대 교역 대상국이다. 경제 부문에선 이미 중요한 협력 상대가 된 셈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대만 관광객 수가 일본, 중국, 미국에 이어 네 번째를 기록하는 등 인적 교류도 늘고 있다.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정상기 대표는 "한국과 대만은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이른바 경쟁적 협력 관계에 놓여 있다"면서 "서로 협력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관계 발전의 틀을 다져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옌샹(施顔祥) 대만 경제부장은 "한국은 강력한 경쟁 상대이지만 중요한 교역 파트너이기도 하다"면서 "협력 증진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⑧바람직한 한중관계를 위해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은 한중수교 20년을 맞아 양국이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거듭나려면 한국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G2(주요 2개국)' 사이에서 취할 역할과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10일 베이징(北京) 조어대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악수하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서울ㆍ베이징=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차대운 특파원 = 한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은 한중 양국이 수교 20년간 "큰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하면서도 양국이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거듭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국의 부상이라는 국제환경 변화를 맞아 한미동맹을 대외 정책의 상수로 삼는 한국이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G2(주요 2개국)' 사이에서 취할 역할과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한국 전문가들은 `자주적인 입지 확보'와 `나름의 외교정책 정립'을 향후 외교 정책의 방향으로 제시한 반면 중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균형자적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는데 방점을 뒀다.
한중 전문가들은 양국 간 갈등 원인을 해소하려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 안정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했다.
▲문흥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상호인식차 확대..한반도 안정을 꾸려나가는 지혜가 있어야" = 20년간 외형적으로는 굉장히 큰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분야별로 발전이 고르지 않다. 특히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발전이 더디다. 한중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지만 전략적 협력이 없는 관계다.
이는 첫째로 중국이 커지면서 한중간 상호인식차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중국이 보는 한국과 한국이 보는 한국이 비대칭적이다.
둘째로는 한중 양국이 생각하는 양자 관계의 근본 목표가 다른 것 같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안정, 남북관계 현상 유지 등을 중시하는 데 비해 우리는 여전히 한미 관계를 중심으로 중국을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관계가 너무 경색됐기 때문에 우리와 중국이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현재는 방법이 없는 상태다. 중국은 북한이 정상국가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아직도 북한이 살아남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사라지고 남한 주도로 통일이 이뤄지고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이 왜 저렇게 못된 북한을 제재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한중은 같은 것을 추구하되 서로 다른 것은 줄여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한미동맹 관련 부분을 합리적으로 조금은 수정할 의사를 가져야 한다.
또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한미ㆍ한중관계에서 우리 나름의 자주적인 입지를 마련해야 한다. 남북관계를 풀면서 한반도 평화 안정을 우리 스스로 꾸려나가는 민족의 지혜가 있어야 한다.
▲이동률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이해와 신뢰 강화해야..나름의 외교 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 수교 20년의 성과는 외형적 성과는 크지만 안보, 북한, 한미동맹 등의 전략적 문제에 대한 양국 상황은 좋지 않다.
앞으로 한중간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맞는 이슈에 대해 이해와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이 동맹국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고 시도할 수 있으므로 우리의 입장은 어려워질 수 있다.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도 한미동맹을 전제로 해서 맺어진 것이므로 한미동맹 자체보다는 내용이 초점이 되는 것 같다. 한미동맹의 내용에 이미 가치가 포함돼 있는데 가치동맹 이런 용어를 쓰는 것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
우리가 복합적 관계에 있는 미중 사이에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가 미들파워라고 한다면 강대국에서 탈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북한 문제나 탈북자 문제 등을 중국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거나 미국을 통해 압박을 가하기보다는 우리 나름의 외교 원칙을 갖고 대응하고 미ㆍ중이 이런 입장을 이해하게 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은 한중수교 20년을 맞아 양국이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거듭나려면 한국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G2(주요 2개국)' 사이에서 취할 역할과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9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방중 공식환영식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걸어가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중국도 자체의 딜레마를 조정해야 한다. 중국의 힘이 커진 만큼 이익 문제에 있어 주변국에 공세적인 외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중국 국민은 왜 힘이 커졌는데 눈치를 보느냐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찬룽(金燦榮) 런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한반도 정책 차이 탓만 해서는 안돼..상황 관리해야" = 수교 20주년의 성과는 전체적으로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앞으로도 경제ㆍ사회교류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미국의 태평양 복귀 전략 속에서 미중간 균형자로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미국은 현재 아시아 복귀 전략 속에서 중국에 일정한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한국이 이런 압박에 동참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자가 될지 한국의 생각이 매우 중요한 때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더 발전시켜나가고자 하지만 한미 관계를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한국이 미중 양국과 동시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을 잘 이해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대북정책과 관련,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 중국은 민족 부흥기를 맞고 있어 향후 초강대국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남한이 실질적으로 북한을 통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은 한국과 경제무역, 사회 교류에서 실질적으로 북한보다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은 여전히 1961년 중조우호조약을 바탕으로 법적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통일 전 한반도 정책에는 한국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를 탓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또 서해 해상 경계 설정, 탈북자 문제 등 간단치 않은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한중 양국은 소통 속에서 먼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먼저 해결하고 다른 문제들이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나가야 한다.
▲왕샤오링(王曉玲)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전구전략연구원 박사 "韓, 균형외교 해야..북중 우호관계 이해도 해야" = 20년간 양국관계는 평면적으로는 양호하게 발전했지만 최근 10년 사이 정부 간 신뢰 부족, 국민감정 악화라는 걱정스러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견해차를 지혜롭고 냉정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한중 관계가 걱정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탈북자 문제, 역사 문제 등에 있어서 상대방의 견해차를 알아야 한다.
탈북자 문제에 대해 중국은 개별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나 한국은 인권문제로 접근하는 등 양국에는 가치관 차이가 있다. 견해차를 인정하지 않고 비난만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구려 등 역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단일민족 국가, 중국은 다민족 국가로 역사를 해석하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 한국인과 중국인의 생각이 왜 다른지 먼저 생각해보고 냉정하게 갈등을 바라보는 성숙한 시각이 필요하다.
한중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이 균형외교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안함ㆍ연평도사건 이후 한국이 중국에 너무 큰 불신을 가진 나머지 과거보다 균형 외교가 퇴보하는 듯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북한 문제와 관련,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개혁·개방 촉진이라는 대원칙은 일치하지만, 지역안정이 최우선인 중국과 핵 포기를 전제조건으로 내건 한국 간 구체적인 행동은 차이가 나타난다.
한국에서는 왜 같은 행동을 취하지 않느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큰데, 중국은 한국이 역사적이며 한반도 안정의 축이 될 수 있는 북중 우호관계를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⑨주요 일지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은 24일로 한중수교 공동성명 발표 2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지난 1992년 8월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이상옥 외무장관과 첸치천(錢其琛)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한국과 중국은 24일로 한중수교 공동성명 발표 20주년을 맞는다.
양국은 2000년 마늘분쟁, 2004년 동북공정 등 역사 왜곡 문제, 최근에는 중국 선장의 해경 살해사건과 중국에서 활동한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 고문 파문 등으로 마찰을 빚으면서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은 한중 수교 20년간의 주요 일지.
▲1992.8.24 = 한국과 중국, 중국 베이징에서 수교 공동성명에 서명.
▲1992.9 = 노태우 대통령 한국 국가원수로 처음 중국 방문, 양상쿤(楊尙昆) 국가주석과 회담한 후 '한중 공동언론발표문' 발표.
▲1994.3 = 김영삼 대통령 방중,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북한 핵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 이중과세 방지협정ㆍ문화협정 체결 등 합의.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은 24일로 한중수교 공동성명 발표 2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지난 1992년 8월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이상옥 외무장관과 첸치천(錢其琛)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1995.11 = 장쩌민 국가주석 방한, 김 대통령과 회담하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결 원칙 재확인.
▲1998.11 = 김대중 대통령 방중, 장쩌민 주석과 회담 후 '한·중 협력 동반자관계' 선언. '하나의 중국' 재확인.
▲2000.6 = 한국, 중국산 냉동·초산조제마늘 관세율 30%에서 315%로 인상. 중국, 한국산 휴대전화·폴리에틸렌 수입 잠정 중단.
▲2000.7 = 한중 '마늘협상안' 서명. 한국산 휴대전화 수입 중단 해제, 중국산 마늘 관세율 인하.
▲2001.6 = 한중 어업협정 발효. 수역, 입어 조건, 입어 척수, 어획 할당량 등 조정.
▲2001.10 = 김대중 대통령 방중, 장쩌민 주석과 회담 후 '전면적인 협력 관계' 구축. 장 주석, 남북관계 개선 적극 지지 의사 표명.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은 24일로 한중수교 공동성명 발표 2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지난 1992년 8월25일 한중수교 후 대한항공 비행기가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노재원 중국 대사 일행이 손을 흔들면서 환영하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2003.6 = 중국 광명일보 '고구려는 중국의 소수민족 정권' 논문 게재 논란.
▲2003.7 = 노무현 대통령 방중,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회담 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선언.
▲2003년 말 = 중국, 한국의 최대 수출국 부상.
▲2004.2 = 한중, '고구려사 문제는 민간 차원 학술문제로 해결'에 합의.
▲2004년 말 = 중국,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 부상
▲2005.11 = 후진타오 주석 방한,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 후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 의지 재천명.
▲2006. 9 = 중국 사회과학원, 발해사를 중국사로 편입한 논문 요약본 웹사이트 게재 논란.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은 24일로 한중수교 공동성명 발표 2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지난 5월 14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 먀오웨이중국 공업신식화부 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산업장관회의를 갖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2007년 말 = 중국, 한국의 최대 수입국 부상
▲2008.5 = 이명박 대통령 방중, 후 주석과 회담 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 합의.
▲2008.8 = 이 대통령, 베이징 올림픽 참석차 방중해 후 주석과 회담.
▲2008.8 = 후 주석 방한, 이 대통령과 회담 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전면 추진,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 정례 개최 합의.
▲2008.9 = 전남 신안군 가거도 근해서 목포해경 소속 박경조 경위, 중국 어선 승선 중 둔기에 맞아 바다 추락 후 사망.
▲2010.6 = 한국, 중국인 비자발급요건 대폭 완화.
▲2010.10 = 한국 체류 중국인 수 60만명 돌파.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은 24일로 한중수교 공동성명 발표 2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지난 7월 14일 중국 베이징 유탕쇼핑타운 광장에서 한중수교 20주년을 기념하고 한국 전통 떡과 한과를 중국인들에게 소개하는 '떡,한과 문화축제'가 열렸고 있는 모습 2012.8.19 << 연합뉴스DB >>
▲2010년 말 = 한국, 대중국 수출액 1천억 달러 돌파.
▲2011.12 = 인천 옹진군 소청도 근해서 인천해경 소속 이청호 경장, 중국 어선 단속 중 피살.
▲2012.7 = 중국 당국, 국가안전위해죄로 구금 조사해온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 등을 강제 추방 형식으로 석방.
▲2012.8 = 중국 외교부, 구금 당시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김씨를 문명적ㆍ인도적으로 대우해줬다며 고문 의혹 부인.
‘韓中교역 20년 없었다면, 매년 16억弗씩 적자’
- 대한상의 ‘통계로 본 韓‧中수교 20주년’ 보고서 -
-교역국순위:’92년 美(23%),日(20%)獨.港(4%), 中(4%)→’11년 中(20%), 日(10%), 美(9%)
-“한국인 밥상도 바꿨다...수입産 김치, 마늘, 팥, 당근, 양파, 고추의 90% 이상이 중국産”
-“수입생활용품 54%가 Made in China...中완구(70%), 가구(63%), 섬유(57%), 가발(56%)
-한국에 사는 중국신랑, 중국신부는 16만5천명...외국인 혼맥중 47%
지난 20년간 한-중교역이 없었다면 매년 16억달러씩 무역적자를 봤을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중수교이후 우리경제의 버팀목이 돼 왔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한‧2중수교 20주년 기념일(8월24일)을 맞아 발표한 ‘통계로 본 한‧중수교 20주년’보고서에 따르면, 2년 한중 수교 이후 20년간 한국의 對중국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726억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흑자규모 2,397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년간 對중국 흑자를 제외하면 매년 약 16억달러씩 무역수지 적자를 경험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특히,2008년 금융위기 이후 對중 무역흑자는 전체흑자보다 408억달러가 많아 최근의 국내경기 회복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경제는 ’2년만해도 미국(23.0%), 일본(19.6%)의 교역량이 전체의 40%를 넘어서고 중국의 교역량은 4.0%에 불과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한중교역량은 35배가량 커져 중국은 20.4%로 일본(10.0%), 미국(9.3%)을 제치고 최대 교역국 위치에 올라섰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한국은 미국, 일본, 홍콩에 이어 제4대 교역국에 올라섰다.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년 1억4천만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35억8천만달러로 25.3배가 늘어났고 투자건수는 같은 기간 7배가 증가(지난해 2,297건)했다. 중국 역시 ’2년 6건, 110만 달러에 그치던 대한국 직접투자가 지난해 405건, 6억5천만달러에 이르렀다.
대한상의측은 “과거 제조업에 집중되던 우리의 대중투자는 최근 들어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한투자도 아직은 미흡하지만 전기전자, 자동차, 해운, 항공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2고 설명했다.
“한국인 밥상도 바꿨다 ... 수입産 김치, 마늘, 팥, 당근, 양파, 고추의 90% 이상이 중국産”
한중수교는 한국인의 밥상도 바꿔놓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교 원년에 12억달러 정도였던 중국농산물 수입은 이제 45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특히 국내 수입김치(1억2,090만달러)와 수입마늘(9,550만달러)의 경우 거의 전량이 중국산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수입농산물중 중국산의 비중을 살펴보면 팥은 99.5%, 당근은 98.3%, 양파는 94.4%, 고추는 93.2%,쌀은 52.8%를 차지했다.
수입농산물 및 생활용품 중 중국산 비중
김치(100%)
마늘(100%)
팥(99.5%)
당근(98.3%)
양파(94.4%)
완구(69.9%)
가구(62.7%)
가발(55.8%)
악기(36.5%)
“수입생활용품 54%가 Made in China”
생활용품에서도 ‘ade in China’2가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했다. 중국산 생활용품은 수교당시만 해도 9천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3억5천만달러로 37배가 증가했다. 수입생활용품 시장의 10.4%에 불과했던 중국산 생활용품이 이젠 절반이상(53.7%)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품목별로 수입전선의 80.4%는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완구는 69.9%, 중국가구는 62.7%, 중국섬유제품은 56.6%, 가발 및 가눈썹은 55.8%, 공예품은 51.5%, 문구는 39.8%, 악기는 36.5%, 안경 및 콘택트렌즈는 35.5%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20년간 중국관광 한국인 105배, 한국관광 중국인 25배 늘어’
양국간 직항 비행기가 매주 837편이 뜰 정도로 양국간 관광교류도 빠르게 확산됐다.수교 원년 방한 중국인 수는 9만명에 불과했으나 중국 한류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222만명으로 24.7배 증가했다. 중국관광을 떠나는 한국인도 늘어나 같은 기간 4만명에서 418만5천명으로 105배 가량이 상승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금액도 급격히 늘어났다. 중국의 최대 신용카드인 ‘은련카드(은행연합카드)’를 통해 한국내에서 사용한 금액은 5,059억7천만원(2010년 기준)로 5년새 65배나 증가했다.
한중 양국간 교육교류도 확대됐다. ’1년만 해도 6천명에 그치던 在韓 중국유학생은 10년만에 5만9천명으로 9.8배 늘었다. 중국을 배우겠다며 떠난 한국 유학생은 ’1년 1만6천명에서 지난해 6만3천명으로 3.8배 증가했다. ’0년대말까지 3~4곳에 불과했던 중국대학내 한국어과는 80여곳으로 확대됐고, 한중수교이후 200여개 대학이 학술교류 및 협력 등을 위한 MOU를 맺었다.
한국에 사는 중국신랑, 중국신부는 16만5천명 ... 외국인 혼맥중 47%
한중간 혼맥도 꾸준히 늘고 있다. ’0년 들어 한국인과 결혼한 중국신랑, 중국신부는 16만5천명에 이르며 이는 전체 외국인과의 혼인사례중 46.8%에 이른다. 이들 부부의 자녀는 12만1천명에 달했다. 한국에 있는 중국인 근로자도 급증해 32만 9천명으로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58.9%를 차지하고 있다.
한류바람이 불면서 K팝을 중심으로 한 문화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한국의 방송, 영화, 음악, 게임 등 문화 콘텐츠 분야의 대중 수출액은 3배이상 증가했다. 현재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의 이번주 ‘2중국 제외 아시아 음악순위’2에 있어서도 빅뱅,소녀시대(태티서), 샤이니, 2AM, 씨앤블루 등이 1~7위를 석권하고 있다.
대한상의 박종갑 조사2본부장은 “2중국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제고하는데도 큰 몫을 담당했다”며 “앞으로는 한중교역과 더불어 한중간 전략적 협력방안을 모색하는데도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수교20년[뉴스토마토]
①교역 36배 신장..'협력과 경쟁' 사이
가전·통신기기 등 기존 사업과 신산업에서도 경쟁 치열할 듯
중국 내수시장 겨냥한 소비재 수출에 주력해야
입력 : 2012-08-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지 20년 만에 교역 규모가 35.6배 확대되며 '협력과 경쟁' 관계가 형성됐다. 앞으로 10년 내에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과거와 같은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경재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가전·통신기기·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산업에서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낮은 인건비·넓은 내수시장..대중국 수출 1위
2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무역협회·코트라 등에 따르면 양국이 수교를 맺은 지난 1992년 교역 규모는 63억7910만달러였다. 지난 2011년에는 2206억3074만러를 기록하며 20년만에 35.6배 뛰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서의 수출은 50.6배,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로의 수입은 35.6배 증가했다.
수교 당시 중국은 우리나라와의 교역 규모가 수출 대상 국가 중 6위였으나 2004년부터는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미국·일본에 이어 중국의 제3위 교역 대상국이 됐다.
중국 수출이 한국의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992년 3.5%에서 2011년 24.2%로 급증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22.9%로, 같은 기간 전세계 수출 증가율 11.0%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중국의 값싼 인건비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넓은 내수 시장을 통해 부진을 줄일 수 있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0년간 중국과의 교역이 없었다면 한국이 매년 약 1조8000억원의 무역적자를 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난히 넘길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하는 5860억달러를 지원해 8% 이상의 성장을 일궈 냈다.
◇"중국 수출 의존도 줄이고 변화한 투자환경 직시해야"
지난 20년 동안 양국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양국의 교역 성과를 지속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교역 초기에 비해 무역이나 투자분야에서 성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중국의 임금이 오르면서 과거 한국의 기술과 자본을 기반으로 중국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도 문제다. 중국 경제가 부침이 있을 때마다 우리 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투자 증가율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코트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향후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를 한국(41%)·일본(30.9%) 순으로 꼽은 반면 한국 기업의 82.2%는 중국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중국의 투자 환경도 일조한다. 토지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세제까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국내시장 환경 변화로 기존의 한중 관계를 전방위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교 당시 한중 경제규모는 한국이 앞서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후 중국은 급성장을 거듭하며, 한국과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한중 수교 후 20년 동안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 중반에 머물고 있으나 중국은 10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현재 양국은 전자·철강·기계설비 등 단순 제조 품목 분야 수출에서 경쟁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기술 제품 분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국 수출 구조도 크게 바뀌고 있다. 중국의 총 수입 대비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중간재를 들여오는 가공무역 비중은 2005년 55.7%에서 2011년 48.0%로 하락했다. 중간재를 만드는 중국의 기술력이 뒷받침되면서 직접 생산하는 중간재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은 83.3%에서 70.0%로, 71.5%에서 66.9%로 각각 하락했다.
산업연구원은 가전·통신기기·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과 신산업 모두에서 한·중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기업 간 수출시장 쟁탈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며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비재 제품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저비용의 땅' 시대 지났다..투자환경 '악화'
신노동법 개정·세금 인상·최저임금 인상 등 투자환경 악화
전문가 " IT·친환경 신성장산업 선점 전략 구사해야"
입력 : 2012-08-24 오전 6:01:00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한·중수교 이후 국내 기업들은 장밋빛 '차이나 드림'을 안고 앞다퉈 중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괄목할 만한 발전 뒤에는 현지에서 봉착하는 어려움도 수없이 많았다.
중국의 로컬기업들과의 치열한 생존 경쟁은 기본이고, 최근 중국이 신(新)노동법 개정, 외투기업 세제혜택 축소, 최저임금 상향조정 등의 정책을 시행하면서 투자환경이 과거보다 많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하며 기회의 땅이라 불리우는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문가들은 노무 환경 등 시시각각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 맞춰 치밀한 전략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한국기업 법인 2만여개..중국 진출 '러시'
24일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현재 중국에 설립된 한국 기업의 법인수는 2만2893개다. 지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100~800개의 신설 법인이 생겨났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는 해마다 1000~2300여개의 법인이 중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는 신설법인 수가 연도별로 1000개 아래로 떨어졌지만 중국 시장의 한국 신설 법인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리면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삼성은 수교 이후 지난 해까지 중국에 총 105억달러(약 12조3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중국 내 외자기업 중 최대 투자 규모에 이른다. 지난 1995년 삼성 중국본사가 출범한 이후 2012년 현재 삼성 내 23개 계열사가 중국 각 지역에 155개 거점을 두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1993년 중국 후이저우에 생산법인을, 1995년에는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등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했다.
현대차그룹도 중국 진출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2002년 베이징현대를 설립하며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17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수교 이후 중국 현지에서의 한국 기업 및 제품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개선됐다. 코트라가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중국진출 한국기업 320개 사와 중국 기업 502개 사를 대상으로 '2012 한·중 기업 상호 인식과 평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 상품에 대한 평가는 ‘보통 이상’(보통, 좋음, 매우 좋음)이라는 의견이 58.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한국기업에 대한 중국 언론의 기사평가도 '긍정적으로 변화(60.4%)'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한국에 대한 인식도 중국기업의 60.7%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세제혜택↓·인건비 등↑ '산 너머 산'.."전략과 대응책 필요"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괄목할 만한 발전 뒤에는 중국 현지에서 겪는 어려움도 상당하다. 저임금·저비용 이점 때문에 중국에 진출했지만 중국은 더 이상 저비용의 땅이 아니다.
최근 중국은 신(新)노동법 개정, 외투기업 세제혜택 축소, 최저임금 상향조정 등의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내 외국인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외국기업 및 외국인에 대한 소득세·보험료 등 세법 규제가 강화되면서 외자기업들의 세금납부 부담이 커졌다.
중국은 지난 2008년부터 기업소득세는 내·외자 기업간 차별적 세율적용을 폐지시켰고, 하이테크·중소영세기업·서부진출기업에게만 우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또, 개인소득세의 최저 납세 소득액도 상향했고, 비교적 고소득층에 속해 있는 외국인 근로자의 납세 부담도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은 인건비가 급등하고, 물류비 등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투자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의 노무환경 변화와 재중(在中) 국내기업의 대응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임금·사회보험·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한 노무비가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71.0%에 달했다. 이중 '20% 이상 증가했다'는 기업도 15.2%나 됐다.
대한상의 측은 "지난해 중국정부가 최저임금을 평균 22%이상 올렸고, 지난해 10월 북경부터 시행된 외국인 사회보험 가입의무화 등으로 복리후생비가 증가하며 노무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2015년까지 연평균 13%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노무비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오천수 대한상의 북경사무소장은 "변화하는 중국 노무환경 아래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임금부담을 상쇄하고 수용할 수 있는 부가가치 제고방안과 내수확대를 위한 유통망 및 브랜드 파워 등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핵심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할 수 있는 인력관리에도 힘써야 한다"며 "동시에 노사협력의 새로운 바탕이 될 공회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노무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민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의 노무환경이 급변하면서 동북 3성을 비롯해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노무자들의 인건비 폭등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임금상승 속도와 노동생산성을 고려할 때 노동집약적 업체들은 기업 이전이나 현지 철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임금상승, 세금혜택축소, 노동쟁의 증가 등 중국내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기업들에게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내수중심의 성장전력으로의 전환, 기업 규제 강화 등 중국내 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진 연구위원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지역적·업종별 대중 투자 패턴을 개선하고,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장려하는 IT·친환경 신성장산업 선점 전략 등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③'한류의 힘'..中 '큰 손' 몰고 왔다
뉴스토마토 | 임애신 | 2012-08-24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빠른 속도로 경제가 장하고 있는 중국에 한류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중국의 '큰 손'들이 한국으로 몰려 오고 있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중국인 유치를 위해 위안화 결재가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하고,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비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류의 힘'..한국 방문자 20년 만에 49배↑
2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수교 첫 해인 지난 1992년 13만명 수준이던 양국 방문자 수는 중국이 1998년 우리나라를 자유여행 대상국으로 정하면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주중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2011년 양국 방문자수는 1992년에 비해 49배 증가한 64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102만명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 통계 역사상 처음으로 월 방한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이 경제 성장에 따른 자본력 확보로 정부의 통제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중국의 인적 교류가 본격화 된 것은 수교 후 2년4개월이 지난 1994년 12월 양국 간의 '하늘 길'이 열리면서부터다. 지난 2001년 인천공항이 개항하면서 수교 당시보다 150배까지 교류가 늘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 중국 관광객은 서울 등 수도권을 주로 찾았고, 한국인들은 산둥성 중심의 동쪽 지역을 관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간 유학생 규모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 온 중국인 유학생은 2001년 5607명에서 2010년 5만7783명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70%가 중국에서 온 셈이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도 2001년 1만6000여명에서 2010년에 6만4000여명으로 4배 증가했다.
◇한류로 유입되는 '큰 손' 중국인을 잡아라
중국인들이 지난1990년대부터 한국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한 것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음악의 인기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서울 종로에서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역할을 하고 있는 박 모양(22세)은 "중국에서 반영된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곳이 어딘지 묻는 중국인들이 많아 한류의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의 방한이 급증하면서 쇼핑도 덩달에 호조세다. 중국 최대 신용카드인 은련카드의 한국 내 결제금액은 최근 5년 사이 65배 증가했다.
면세점은 중국인 한 명당 쇼핑 규모가 100만원 내외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유통업계도 중국 관광객의 요구와 수요에 맞춰 변신하고 있다. 명동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위안화를 받기 시작했다. 또 화장품가게를 찾아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중국인들로 명동거리는 프랜차이즈 화장품 가게가 곳곳에 들어 섰다.
명동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고 있는 조 모씨(52세)는 "중국인들의 관광 코스 중 하나가 명동의 화장품 가게를 방문하는 것인데 올 때마다 대량 구매해 간다"며 "이 때문에 최근 화장품 가게가 끊임없이 들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장기간 끌기 위해서는 도심내 부족한 숙박시설과 안내판 부족 등 편의 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서울을 찾은 타카시 기모토(29세)씨는 "한국 친구들이 많아 서울에 매년 오고 있는데 올 때마다 숙박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길에서 일본어로 안내해 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일본인 특성상 안내판을 더 편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다양한 관광 콘텐츠 및 프로그램 개발·홍보 ▲입국 편의 증진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 ▲양국 지방 간의 관광 교류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앞으로는 한중교역과 더불어 한중간 전략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④향후 20년 좌우할 한중FTA..간단치 않은 '협상'
뉴스토마토 | 이상원 |2012.08.24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양국간 최대 경제현안은 바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중 FTA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양국 경제협력방향은 급변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중 FTA는 수교 이후 20년보다 앞으로의 20년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한중 FTA는 올해 1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과 3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방한에서 양국 정상이 조속한 추진의지를 표명하면서 협상이 본격화했다.
지난달 제주에서 2차협상을 한 데 이어 이달 22일~24일 중국 웨이하이에서 3차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중 FTA는 노무현정부 때부터 중국이 먼저 제안한 것이지만, 이미 중국산으로 식탁과 소비시장을 상당부분 점령당한 우리의 입장에서 중국이 내민 손을 덜컥 잡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양국 정상이 올해 본격적인 협상개시를 선언한 것은 그런 점에서 상당히 진전된 일로 평가된다.
◇최대교역국과 한차원 높은 개방
국내산업의 막대한 피해 우려에도 우리 정부가 한중FTA 협상테이블에 앉은 것은 피해우려 못지않게 엄청난 이익 역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중FTA가 발효될 경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개방정도에 따라 5년간 0.95%~1.25%, 10년간 2.28%~3.04%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GDP성장전망치를 0.1%포인트 조정하는 데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중FTA가 가져올 GDP변화 예상치는 대단한 규모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제1의 교역대상국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규모는 지난해 기준 2206억달러로 대미국 1008억달러, 대EU 1031억달러의 두배를 훌쩍 뛰어 넘었다. 이에 따라 FTA효과도 이미 발효된 한EU FTA, 한미FTA효과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유럽재정위기 여파로 수출입이 급격히 둔화된 상황에서 FTA체결 확대는 정부의 수출확대 정책과도 맞물려 탄력받고 있다.
문제는 산업별로 그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농업과 수산업 등 1차산업부문의 경우, 중국과는 경쟁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여서 협상에서 최대한 배제하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최대한 개방을 원한다.
반대로 중국은 자동차와 석유화학, 기계업종 등에서 자국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하려하는 데 반해 우리는 폭넓은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농업부문에서 어떤 양보를 이끌어내느냐와 함께 제조업부문에서 얼마나 얻어 내느냐도 관건이다. 양 측면에서 균형있는 협상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식량주권 논란..농어업대책 최대 관건
이처럼 협상테이블에서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중 FTA는 쉽지 않은 문제다.
3차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농민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국회앞에서 연일 한중FTA 반대시위를 하고 있는 것은 농업부문에서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 농업의 경우 2000년대 들어서 연평균 12% 이상 성장해 2010년에는 농업생산액이 우리나라의 30배에 도달했다. 2010년 기준 중국의 쌀 생산량은 1억9580만t, 소맥은 1억1520만t, 옥수수는 1억7720만t, 대두는 1510만t으로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에다 채소와 과실, 특작류 등 노동집약적인 품목 역시 높은 인구를 바탕으로 막강한 수출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은 수산물 역시 막강 경쟁력을 자랑한다. 중국은 전 세계 양식수산물의 6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전체 수산물 생산량은 우리나라의 20배, 양식업 생산량은 우리나라의 70배에 달한다. 중국은 남쪽지방의 따뜻한 수온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조기양식까지 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우리나라가 수입한 중국산 수산물은 11억달러어치에 이르는데, 개방이 진행될 경우 그 액수는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국제농산물 생산이 위축되면서 제기되고 있는 식량주권문제도 걸려 있다.
전국농민총연맹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대책으로 각종 농산물의 관세를 인하하는 등 수입확대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한중 FTA까지 체결되면 식량주권은 포기하는 게 된다"고 지적했다.
짝퉁 천국이라고 불리는 중국에서 국내기업의 지식재산권 피해도 개방과 함께 커질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당하는 지재권 피해의 59%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피해액만 3조원에 이른다.
한중 FTA가 정치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런 국내산업 피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미FTA 체결과정에서 홍역을 치른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한중 FTA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연말 대선 이후에 구성될 한국의 새로운 지도부가 한중 FTA에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한중FTA의 협상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한중 FTA는 완전한 개방보다는 중간수준의 개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⑤갈등의 동북아 역학관계..'한국'에 힘 실린다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본의 과거사 도발로 심화하고 있는 한·일 갈등은 중국과 수교 20주년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일본과의 과거사와 영토문제는 중국 등 주변국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대결하고 있는 중국이 일본과 유사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은 동북아 역학관계에서의 한국의 역할에 힘을 실어준다.
한중이 가까워지고, 한일관계가 냉랭해질수록 북-중-러에 대치한 한-미-일 동맹을 신뢰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은 난처해질 수 밖에 없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우리를 활용하려고 하고, 일본을 견제하고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플러스 요인을 얻고자 하는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국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대통령의 독도방문 이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일방적인 한미일 중심 외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하되, 한중, 한러관계 등을 균형적인 관점에서 함께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남 서울대 교수도 "미국의 아시아 정책 기본방향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우선하는 정책은 중국의 이익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의 역학관계 모두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북아 역학구도에서의 우리 정부 역할의 중요성은 외교안보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부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동북아 경제권은 미국, 유럽에 이어 세계 경제의 3대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 속에서 어떤 위치를 선점하는가 역시 매우 중요해졌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바라보는 일본의 입장이 편치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지난 5월 한국과 중국, 일본 3국 정상은 올해 안에 한중일 FTA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해 한중일이 통화스왑을 확대한 것도 이 시기였다.
그러나 미국과 함께 중국의 패권화를 견제하던 일본이 주저하면서 한중일 FTA는 지지부진해졌다.
한중일 FTA는 동북아경제공동체라는 미래지향적인 목표의 전단계로 평가받고 있지만, 역사적·정치외교적으로 부침이 심했던 3국간의 경제협력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중일 FTA보다는 미국이 중심으로 참여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관심을 더 가졌고, 그 사이 한국이 중국과의 양자 FTA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상황이다.
때문에 한중FTA를 추진하는 우리의 입장은 오히려 느긋해졌다. 중국 역시 우리를 활용하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중FTA에 속도가 붙은 것은 중국의 적극적인 태도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가 EU,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과 FTA를 체결하자 한중FTA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중국은 한국과의 FTA 추진으로 일본의 TPP참여를 견제할 수도 있었다.
우리 입장에서 중국과 일본 사이세어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수도 있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사이 동북아 경제패권 역시 한국의 손에 달리게 되는 시점이 찾아올 수 있다는 평가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FTA가 예상대로 2~3년 내에 체결되면 양국 관계는 교역을 넘어 새로운 동북아의 동반자로 한 계단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중 수교 20년.."한국인 밥상도 바꿨다"
대(對)중국 무역 의존도 심화..무역 불균형 '우려'
입력 : 2012-08-22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지난 20년간 한중 교역이 없었다면 매년 1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한중 수교 20돌을 맞아 '통계로 본 한중 수교 20주년' 보고서를 내놨다. 1992년 수교 이후 20년간 한국의 대(對) 중국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총 2726억달러로,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전체 흑자규모(2397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단일국가에 대한 무역수지가 여타 국가들과의 무역수지를 압도하면서 무역 불균형은 한층 악화됐다. 또 산업 전반에 대한 기형적 구조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졌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 중국 무역흑자는 타 국가들과의 무역흑자보다 408억달러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중국에 대한 우리경제의 의존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물론 중국이 국내경기 회복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해석도 가능해, 일각에서는 중국의 버팀목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긍정적 시각도 내놨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23.0%)과 일본(19.6%)의 교역량에 비하면 대 중국 교역량은 단 4.0%에 불과했다. 정확히 20년 뒤 전세는 완전히 역전됐다. 2012년 현재 중국과의 교역량은 20.4%로, 일본(10.0%)과 미국(9.3%)을 제치고 최대 교역국 위치로 올라섰다.
양국 수교 이후 교역량이 무려 35배가량 급성장한 결과다. 중국 입장에서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 홍콩에 이어 4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이념과 체제를 넘어 노동력과 기술력 등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경제요인이 맞물리면서 양국 간 교역의 중요성이 커졌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직접투자도 대폭 증가했다. 1992년 1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직접투자는 지난해 기준 35억8000만달러로 25.3배 늘었다. 이 기간 투자 건수는 7배 증가했다. 중국 역시 1992년 110만달러, 6건에 그치던 대 한국 직접투자가 지난해 6억5000만달러, 405건으로 늘었다.
◇"한국인 밥상도 바꿨다"..생활용품 절반 'made in China'
한중 수교는 우리나라 국민의 밥상도 바꿔 놓았다. 수교 원년 12억달러 정도였던 중국농산물 수입은 현재 45억달러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국내로 유입되는 김치(1억2090만달러)와 마늘(9550달러)의 경우 전량이 중국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수입 농산물 가운데 중국산의 비중을 보면 팥 99.5%, 당근 98.3%, 양파 94.4%, 고추 93.2%, 쌀 52.8%로 압도적 위치를 차지했다.
생활용품에서도 중국산 제품이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했다.
중국산 생활용품은 수교 당시만 하더라도 90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33억5000만달러로 무려 37배가 증가했다. 수입 생활용품 시장의 10.4%에 불과했던 중국산 생활용품은 이 기간 절반이상(53.7%)의 시장점유율로 이어졌다.
품목별로는 수입전선의 80.4%가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완구는 69.9%, 가구는 62.7%, 섬유는 56.6%, 가발 및 가눈썹은 55.8%, 공예품은 51.5%, 문구는 39.8%, 악기는 36.5%, 안경 및 콘택트렌즈는 35.5%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관광객 급증..'한류 열풍'에 '큰 손' 등장
양국 간 직항 비행기는 매주 837편이 뜰 정도로 인적 교류도 빠르게 확산됐다.
수교 원년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수는 9만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한류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기준 222만명으로 24.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을 찾은 우리나라 관광객은 4만명에서 418만5000명으로 무려 100배 넘게 급증했다.
고속성장 덕에 중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는 우리나라 내수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업계에선 큰손 관광객으로 불릴 정도다. 중국 최대 신용카드인 '은련카드(은행연합카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사용한 금액은 5059억7000만원(2010년 기준)로 최근 5년새 65배 증가했다.
한류 바람이 불면서 K팝을 중심으로 한 문화교류도 활발해졌다. 최근 5년간 한국의 방송, 영화, 음악, 게임 등 문화 콘텐츠 분야의 대중 수출액은 3배이상 증가했다. 현재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의 '중국 제외 아시아 음악순위'에서도 빅뱅, 소녀시대, 샤이니, 2AM, 씨앤블루 등이 1위부터 7위까지를 석권하고 있다.
양국의 혼맥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0년 들어 한국인과 결혼한 중국인 신랑과 신부는 16만5000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외국인과의 국제결혼 중 46.8%를 차지한다. 이들의 자녀는 12만1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중국인 근로자도 급증해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58.9%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수교 20주년을 맞아 양국 경제계 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국기업연합회와 공동으로 지난 22일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양국 경제계 리더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차 한중재계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양국 간 FTA 체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지난 21일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도 '한-중 경제계 지도자 회의'에 참석해 "한중 FTA를 통해 양국간 무역과 투자 장벽을 낮추고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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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 맞은 한중 경제, 中 내수시장 공략 새 화두
[한중수교 20주년]교역액 36배 성장, 상호보완·정경분리 원칙 토대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입력 : 2012.08.23 05:49
"물이 흐르면 자연히 개천이 될 것이다.(수도거성·水到渠成)" 1992년 한중수교 당시 양국 간 고위급 회담에서 리펑(李鵬) 국무원 총리가 한 말이다.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이었다. 한중 수교 20년 만에 리 총리의 발언은 허언이 아님이 증명됐다.
1992년 64억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36배 가까이 증가한 22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평균 22.9% 증가한 것이다. 교역 규모만 커진 게 아니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지난해 통관 기준으로 477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인 321억 4000만 달러를 뛰어 넘는 규모다.
상호보완·정경분리 원칙 밑거름=이처럼 한중 교역이 눈부시게 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상호보완체제인 생산분업 구조와 정경분리 고수 원칙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양국의 산업, 정치 구조가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는 얘기다.
한중 수교 이후 현재까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중간재를 수출하는 가공무역 중심으로 이뤄졌다. 가공 무역은 중국에 반제품이나 부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한 뒤 제3국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기술력과 중국의 노동력이 접목된 생산분업구조다.
한국의 대중 가공수출 비중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48.9%로 중국을 최종소비지로 하는 일반무역 34.3%를 앞지르고 있다. 경쟁국인 일본의 33.4%와 미국 17.9%에 비해서도 휠씬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한중 관계는 수교 이후 줄 곳 정경분리 원칙을 암묵적으로 지켜왔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 모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경제와 정치, 외교 문제를 분리하는 원칙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국의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도 경제는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었다. 실제 양국은 문화적, 지리적 특수성으로 수교 이후 고구려와 발해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이어도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다. 북 핵 개발 등 북한의 도발과 탈북자 문제 등을 둘러싼 외교 대립도 현재 진행형이다.
가공무역 한계 봉착, 내수 시장 공략해야= 하지만 최근 들어 가공무역 중심의 한중 경제발전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당장 중국의 수출중심 가공무역 비중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당국이 수출주도의 성장방식에서 내수주도로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가공수출 대상 품목을 제한하는 등 가공무역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중 경제관계가 생산분업 구조에서 경쟁구조로 바뀌면서 한국의 대중 가공무역 비중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의 30대 수출상위 품목과 일치하는 중국의 주력 수출품 숫자는 2000년 8개에서 2010년 13개로 늘었다.
한국이 중국과의 가공무역에서 탈피해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소비재나 서비스 시장이다.
한중 FTA 체결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교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내수시장이 한국에게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주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이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해 주력상품인 자동차나 전자전기제품 등 고가 소비재와 IT(정보통신), 의료, 금융 등 서비스 수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FTA 체결 등 경제협력을 강화할 경우 중국이 앞으로도 수십 년간 한국의 주력시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